금일 후지필름의 보급형 신형 기기인 F70EXR이 국내 출시 되었습니다.
최근 자전거에 투자하느라 카메라를 모두 처분했더니, 아무래도 카메라가 하나 있어야 겠다는 생각에 여러가지 모델을 후보에 올렸었습니다.
캐논 G11, 삼성 WB550 그리고 이 후지 F70EXR이 그 후보들이었습니다.
이중 캐논 G11은 출시일이 언제가 될지 기약이 없고, 분명 출시가가 60에 근접하리라는 생각에 일단 후보에서 제외.
WB550은 F70EXR과 최후까지 경합을 벌였습니다. 특히나 동영상 촬영 부분에서 많은 점수를 받았습니다만, F70EXR의 리뷰와 체험단 후기를 통해 재미있는 기능들도 보이고, 예전부터 "똑딱이의 최고봉은 후지 F60"이라는 풍문(?)도 있었고... 지금까지 여러가지 회사들의 제품을 써보았지만 유독 후지와 인연이 없었기에 한번 써보자란 생각에 어제 예약 결재를 하고, 오늘 오후 4시경 매장에 입고되었다는 연락을 받고 칼퇴근해 용산으로 달려 수령해 왔습니다.
박스입니다. 꽤 고급스러운 디자인입니다. 상면에는 금색으로 정품 스티커가 붙어 있습니다. 최근 여러가지 제품에서 말이 많은 박스 씰은 붙어 있지 않습니다.
정품 스티커입니다. 정품 등록 후 A/S 기간 내에는 "Door to Door 서비스"를 실시한다고 하네요. 후지에서 직접 택배 기사를 보내 제품을 수거하고 다시 보내주는 서비스입니다.
우측 상단에는 F200EXR에도 적용되었던 후지의 신형 이미징 엔진인 EXR의 로고와 함께 SUPER CCD라는 후지의 CCD 제품군 이름이 프린트 되어 있습니다.
박스를 열면.... 여러가지 종이 쪼가리(!)들이 보입니다. 사진에는 없지만 CD와 함께 봉지에 봉인되어 있는 부분을 보시면 여분의 배터리를 보관할 수 있는 패키지(?)가 있습니다. EXR이 배터리 소모가 많은 것으로 이야기가 나오고 있기 때문에 여분의 배터리 하나 정도는 준비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전 예판 사은품으로 호환 배터리를 받았습니다.)
제품 박스는 2층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윗층을 구성하는 종이를 제거하면 실제 제품 구성품이 보입니다. 기존 컴팩트 디지털 카메라와 크게 다른 구성은 없습니다. 본체, 배터리, 충전기, 충전기 케이블, AV 케이블, USB 케이블, 핸드 스트랩 등이 들어 있습니다.
제품 구성품을 모두 꺼내 보았습니다. 단촐하지만 필요한 구성품은 모두 포함되어 있습니다.
본체 입니다. 요즘 저런 tag를 다는게 유행인가 보군요. F70EXR의 새로운 기능들을 설명하는 tag 입니다.
제가 선택한 색상은 "남자는 건메탈!" 입니다...^^
특이할 것 없는 컴팩트 카메라 디자인 입니다. 다만 사진등으로 보던 것과 달리 렌즈가 꽤 작군요.
후면은 이렇습니다. 일단 급한데로 사은품으로 받은 저가 액정 보호지를 붙였습니다. 추후에 좀 질 좋은 액정 보호지가 나오면 교체해야죠. 인터페이스의 구성도 크게 특이할 것은 없습니다.
상면은 딱 그 정도 수준이군요. G10의 파격적이고, 충격적이고, 감동적이었던 인터페이스와는 엄청나게 다른.... (보급형 컴팩트 디카를 초고급 하이엔드 라인과 비교하는 것도 좀 그렇죠? ^^)
크기는 요정도 됩니다. 정말 작고 가볍습니다. 다만 그 크기로 인해 파지를 하게 되면 내장 플래쉬를 가리는 일이 종종 발생하네요. 플래쉬가 터지면서 열을 꽤나 발생시키기 때문에 깜짝 깜짝 놀라고는 합니다.
뭐... 기본적인 기능은 각종 리뷰를 통해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전 항상 그렇듯이 실내 ISO 테스트를 해야 하겠지만.... 몇가지 재미난 기능들이 있어, 이번 F70EXR에서는 이 기능들 위주로 테스트를 해보았습니다.
아래 사진은 삼각대를 이용하여 2초 타이머를 사용해 촬영했으며, 최대 해상도 촬영 후 이미지 사이즈 변경 이외에 어떠한 후보정도 실시하지 않았습니다.
첫번째는 컴팩트 디카의 고유 기능이자 가장 많은 분들이 사용하실 자동 모드입니다. EXIF에서 보시듯이 ISO1600입니다.
제가 지금까지 사용했던 컴팩트 디지털 카메라 중 노이즈 억제력이 가장 좋습니다. 좌측 하단의 크롭 사진을 보셔도 무난한 노이즈 억제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걸 아실 수 있습니다. 특히 ISO 1600이라는 고 ISO 상황에서 전체 색상의 오차가 적다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마치 D80의 노이즈 리덕션 기능을 보는 듯 하네요. 큰 크기의 인화는 좀 무리이겠지만 웹용 이미지로는 충분합니다.
다음은 EXR 모드 입니다. 우선은 EXR-AUTO. EXR-AUTO 모드는 카메라가 현재의 촬영 상황과 피사체를 분석하여 최적의 모드를 선정합니다. 다만... 여러 리뷰에서도 지적되었 듯이 너무 SN모드를 남발하는 문제가 있기는 합니다. 이름은 SN-고 ISO 및 저 노이즈 모드이지만... 위의 자동 모드와 크게 노이즈 차이가 있지는 않습니다.
다음은 EXR HR 모드 고정입니다. HR 모드는 최대 해상도를 사용하는 모드입니다. 추후 언급하겠지만 이 F70EXR에서 사용자가 제어할 수 있는 폭이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실내에서는 거의 모든 이미지가 고 ISO로 촬영됩니다. 위의 SN 모드와는 색상의 차이, 피사체 표현의 차이 등을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화이트 밸런스를 AUTO로 맞춰 두었는데 흰색 부분의 하이라이트가 상당히 심각하게 보입니다.
사진을 정리하다 보니 EXR의 DR 모드 사진을 촬영하지 않았네요;;; DR모드는 쉽게 역광 촬영 지원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사진 전체적으로 평균적인 밝기의 사진이 나오는 모드입니다.
다음은 실제로 카메라 촬영에서 가장 많이 선택하는 P(프로그램) 모드입니다. F70EXR에서의 P 모드는 노출 보정 모드와 조리개 우선(A) 모드의 두가지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타 기종의 P 모드와 같이 프로그램 모드라고 보시면 쉽습니다. 조리개 우선 모드는 광각 영역과 망원 영역의 두 영역에서 선택할 수 있는 조리개의 폭이 너무 좁고, 거기가 F70EXR의 최대 약점이라고 할 수 있는 셔터스피드 제한의 문제로 실내에서 플래쉬 혹은 ISO 조정 없이는 거의 쓸모가 없다고 보셔야 합니다. 오히려 이 P 모드가 셔터스피드 모드인가 싶을 정도로 ISO를 변경해 가며 셔터 스피드를 조정해야 쓸모 있는 사진을 뽑아 낼 수 있을 정도입니다. 위의 사진은 F70EXR의 P 모드의 셔터 스피드 제한에 걸려 1/4초로 촬영된 사진입니다. 상당히 어두운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저와 같이 최대한 ISO를 낮춘 촬영을 하시는 분들이라면 양손, 양발에 수갑을 채운 것과 같이 좀 불편한 촬영이 될 여지가 상당히 큽니다.
다음은 매뉴얼(수동) 모드입니다. 위의 P모드와 동일한 셋팅에서 셔터 스피드를 1초로 내렸습니다. 이제야 좀 제대로 색감을 찾는군요. F70EXR은 수동 기능이 상당히 많이 쓰일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다음은 F70EXR에서 자랑하는 두가지 기능 중 하나인 소프트 포커스 모드입니다. 쉽게 아웃포커스 모드라고 보시면 됩니다. 원리야 여기저기서 많이들 설명하셨으니... 간단히 말씀드리면 두장의 조리개 값이 다른 사진을 촬영하고 배경은 조리개를 최대 개방한 소프트한 이미지를, 피사체는 조리개를 조인 이미지를 사용하여 합성하는 기능입니다. 실외에서는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지 모르겠지만 실내에서 정물을 촬영하실 경우는 차라리 F70EXR의 또 다른 기능인 10배 줌(35mm 환산 270mm 가량)을 사용하시는게 더 나을 것 같습니다. 위의 이미지들이 모두 초점거리 270mm에서 촬영된 것들로 크게 아웃포커스의 품질에 차이는 없지만 소프트 포커스 모드에서는 이미지 합성으로 인해 엄청난 노이즈가 발생하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다음은 광고에서 "전문 야경 모드"라고 이야기한 연속 촬영 합성 모드입니다. 원리는 고 ISO의 사진을 4장을 촬영합니다. 각 사진은 각기 다른 패턴의 노이즈를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이 이미지들을 합성하여 최대한 노이즈를 억제하는 것입니다. 보시다 시피 ISO1600의 고 ISO에서도 ISO100에 근접하는 노이즈 억제를 보입니다. 다만... 여러장의 사진을 합성하다보니 피치 못하게 콘스라스트가 상당히 높아지는데다 디테일이 전체적으로 두리뭉실해집니다. 음... 저라면... 그냥 메뉴얼에서 ISO1600으로 촬영할 것 같습니다...^^
약 2시간 가량 만져보고 짧은 리뷰를 작성해 보았습니다. 일단 전부 실내 촬영이라는 제약이 있습니다.
실외에서는 얼마나 능력을 발휘해 줄지는 아직 미지수 입니다.
일단 리뷰를 정리하자면....
장점
1. 고 ISO에서도 상당한 노이즈 억제력
2. 상당히 가볍고 컴팩트한 크기와 무게
3. EXR AUTO 기능을 통한 상황에 대응한 적절한 자동 촬영
4. 초보자가 접근하기 쉬운 많은 자동 기능들
5. 가장 마지막 사용자 설정을 저장하는 똑똑한 설정 저장 기능
6. 빠른 동작과 저소음 : 줌 동작시 상당히 빠른 동작과 경통의 소음이 상당히 적습니다.
7. 그외 많은 리뷰에서 이야기하는 장점들...
단점
1. 상당한 발열 : 약 30여분 촬영을 진행하다보니 엄청난 발열이 발생합니다. 지속적으로 켜 있었던 것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도 정말 상상을 초월한 발열이 발생합니다. 촬영 마지막 즈음에는 손으로 잠시만 잡고 있어도 손에서 땀이 배어나올 정도더군요.
2. 너무 자동 기능에 치중하다보니 발생하는 수많은 제약들 : 일단 본문에서 언급한 셔터스피드 제한이라는 치명적인 단점 이외에도 각 모드별로 제 각각인 제어가능한 영역의 변화는 정말 혀를 내둘르게 만들더군요. 어디서는 ISO 수동 조작이 가능하더니 어디서는 안되고, 또 어디서는 AUTO 400, 800, 1600만 되고, 또 어디서는 ISO100에서 ISO1600까지 무조건 수동이라던가 하는... 이건 ISO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라 전반적인 부분에서의 이야기 입니다. 물론 각 기능에 따라 카메라가 자동 셋팅해야 하는 부분과 사용자가 제어할 영역이 다르다는건 이해하지만 저 수많은 모드들이 모두 제 각각의 셋팅을 가진다는 건 좀....
3. 제 각각 저장되는 사용자 프로파일 : 장점과 상반될 수도 있는 것이고, 어찌보면 단점으로 보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만... 일단 다이얼에서 선택할 수 있는 각 모드별로 개별적으로 설정이 저장됩니다. 각 모드별로 대응되는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설정이 모두 저장된다는 건 분명한 장점이지만... 이로 인해 발생되는 문제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P 모드에서 플래쉬 발광 금지 설정을 하고 촬영했더니 셔터 스피드가 안나와 메뉴얼로 넘어갔는데... 마지막으로 메뉴얼 촬영했던 시점에 플래쉬를 발광 시켜 놓았다면... 즉, 각 모드별로 촬영 전에 셋팅을 세세히 살펴봐야 하는 문제가 좀 있습니다. (문제라기 보다는 귀차니즘;;)
4. 느려터진 메뉴 : 메뉴의 반응이 엄청나게 느립니다. 그러다 보니 사용자 입력이 잘 들어갔는지 즉시 확인이 안되어 촬영 셋팅 중에 중요한 촬영 시점은 놓칠 가능성이 다분해 보입니다.
5. 아쉬운 LCD : F60에 비해 발전된 LCD라고 알고 있습니다만... 사실 좀 아쉽기는 합니다. 가격을 조금 더 올리더라도 고화소의 LCD를 채용했으면... 하지만 LCD의 시야각은 상당히 좋습니다. 삼각대에 올려놓고 아래에서 보아도 선명하게 LCD 화면을 판독할 수 있습니다.
총평
후지에서도 드디어 10배 줌의 고배율 컴팩트 디지털 카메라가 나왔습니다. 예전부터 컴팩트 카메라에서 착실하게 명성을 쌓아가고 있던 후지이고, F200EXR에서 호평받은 EXR 엔진을 탑재한 것으로 많은 분들이 주시하고 있는 모델입니다.
출시 전부터 각종 리뷰, 체험단을 통해 상당한 호평을 받고 드디어 한국에도 출시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제 느낌으로는.... "뭐냐? 이 만들다 만건?"
수많은 재미난 기능과 좋은 베이스를 가진 모델인건 분명합니다. 하지만 초급자 혹은 일반인을 부단히 의식한 모델이라는게 두어시간의 조작 동안 확실히 느껴지더군요. 저처럼 DSLR과 하이엔드 모델에 익숙해 있으신 분들에게는 상당한 부족함을 느끼게 할 모델로 보입니다. 물론 제가 DSLR이 아니라 컴팩트 카메라를 선택한 이유는 그야말로 기동성의 이점을 보기 위해서 였기는 하지만 수동 모드 답지 않은 수동 모드라거나, 상당히 큰 촬영 설정 제한은 아쉽기만 하네요....
반대로... 각 모드의 특성을 정확히 파악하고 십분 활용할 수 있도록 익숙해 진다면 어느 상황에서도 머리 아프게 '조리개 얼마로 해야 하지?', '셔속은?', 'ISO를 올려야 하나 말아야 하나?' 등을 고민할 것 없이 모드 다이얼을 돌려 찍어도 어느정도 수준의 결과물이 나온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강력한 수동 기능, 쾌적한 인터페이스를 원하신다면 다른 모델을... 고배율의 줌과 기동성, 중간 이상은 되는 성능을 원하신다면 선택해도 충분하다고 봅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도 셔터 스피드 제한은 정말 아쉽네요....^^